최근 몇 년 사이 수직농장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심 실내 공간을 활용해 계절이나 날씨에 관계없이 농산물을 생산하고, 물과 농약 사용량을 크게 줄인다는 점에서 매우 환경 친화적인 기술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친환경 이미지를 절대적으로 믿기에는 한 가지 간과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수직농장 운영에 따른 탄소 배출량입니다. 많은 중소형 수직농장 운영자들이 “자연을 보호하는 농장을 운영 중”이라고 자부하지만, 실제로는 전력 사용에 의한 간접 탄소 배출, 장비 제조 시의 탄소 발생, 자재 운송 등에서 발생하는 전체적인 탄소발자국을 측정한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특히, 규모가 작을수록 효율성이 떨어지고, 에너지 절감 설계가 부족하여 의외로 높은 탄소 배출량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탄소중립이 국가적·산업적 의무로 전환되고 있는 지금, 농업 분야도 탄소배출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구체적인 감축 방안을 마련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습니다. 유럽과 일본, 미국 등에서는 이미 탄소 라벨링(Carbon Labeling)을 식물 생산에도 적용하고 있으며, 탄소 감축 농장이 마케팅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소형 수직농장을 운영하거나 창업하려는 이들을 위해, 실제 탄소 배출량을 수치화하는 방법과 그 데이터를 활용해 어떻게 감축할 수 있는지를 정리합니다. 또한, 에너지 절감 설계, 친환경 자재 선택, 자동화 기술 활용 등을 통해 탄소 저감을 실현한 사례도 함께 소개합니다.
수직농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원의 구조적 이해
수직농장은 기존의 노지 농업과 비교할 때 토양 사용이 없고, 농약 사용이 적으며, 물 소비량이 적다는 점에서 친환경입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고정된 공간에서 전기에너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장비 설치와 유지에도 많은 자원이 들어갑니다. 따라서, 탄소배출을 논의하려면 직·간접적인 전 과정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가 필요합니다.
주요 탄소 배출 요소
조명 (LED 등) | 전기 소비 | 간접 배출 (Scope 2) |
냉·난방 설비 | 전기 소비 | 간접 배출 (Scope 2) |
양액 순환 펌프 | 전기 소비 | 간접 배출 (Scope 2) |
자재 제작 | 선반, 프레임, LED 조립 등 | 간접 배출 (Scope 3) |
작물 운송 | 차량 운반 | 간접 배출 (Scope 3) |
비료·양액 | 화학 비료 제조 과정 | 간접 배출 (Scope 3) |
여기서 Scope 2는 전기나 열을 구매하여 사용하는 과정에서의 간접 배출이고, Scope 3는 공급망 전체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을 말합니다.
중소형 수직농장의 경우, 전체 탄소 배출의 약 70~80%는 Scope 2, 즉 전력 사용에 기인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합니다.
탄소 배출량의 정량 분석 – 실제 계산 방식과 예시
탄소 배출량을 수치화하기 위해서는 농장 내에서 사용되는 전기 소비량, 자재의 종류, 작물의 수확량 등을 기준으로 kgCO₂e(이산화탄소 환산 배출량)으로 환산하는 방식이 사용됩니다.
대표 항목별 탄소 배출 계산 공식 예시
- LED 조명 탄소 배출량
소비전력(W) × 사용시간(h) ÷ 1000 × 탄소배출계수(kgCO₂/kWh)
예: 200W LED × 하루 16시간 × 30일 → 약 96kWh 사용 → 96 × 0.424 = 약 40.7kgCO₂ - 냉난방기 탄소 배출량
에어컨 1.5kW × 하루 8시간 × 30일 → 360kWh × 0.424 = 약 152kgCO₂ - 전체 탄소 배출량 정리 (월 기준)
LED 조명 | 96kWh | 약 40.7 |
냉난방 | 360kWh | 약 152 |
펌프·센서 | 60kWh | 약 25.4 |
양액 제조·운반 | - | 약 15 |
포장 자재 | - | 약 10 |
총합 | – | 약 243kgCO₂/월 |
위 사례는 약 5평 규모의 수직농장을 기준으로 한 값이며,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톤(tCO₂) 수준의 탄소 배출량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수치는 비슷한 면적의 주택 한 채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 수치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입니다.
중소형 수직농장의 탄소 감축 실천 전략
탄소 배출량이 수치화되었다면, 그 다음 단계는 구체적인 감축 방안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감축 전략은 일반적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과 ‘탄소계수를 낮추는 것’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실전 감축 전략
고효율 LED로 교체 | lm/W(와트당 루멘) 높은 제품 사용 | 30~40% 전력 절감 |
태양광 + ESS 적용 | 일부 전력 자가발전화 | 20~50% 탄소 감축 |
야간 작물 재배 전환 | 피크 전기요금 시간대 회피 | 탄소계수 낮은 시간대 전력 사용 |
양액 재활용 시스템 | 폐액 절감, 물 소비량 감소 | 간접 배출량 감소 |
IoT 기반 자동 제어 | 과잉 조명·펌프 작동 방지 | 평균 10~20% 절감 |
지역 내 직배송 연계 | 물류 탄소 절감 | Scope 3 탄소 저감 가능 |
위 전략들을 적용하면 중소형 농장 기준 연간 1~1.5톤 탄소 배출량 감축도 현실적으로 가능합니다.
특히 탄소중립 관련 정부지원 사업이나 ESG 연계 인증을 받게 되면, 보조금 확보, 판로 확대, 브랜드 신뢰도 향상 등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탄소 감축 성공 사례와 인증 시스템 활용 방안
이미 일부 수직농장은 탄소 절감을 체계적으로 실천하면서도, 이를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어필하는 전략까지 연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탄소 감축 인증, 탄소중립 농산물 라벨링, ESG 보고서 작성 등입니다.
국내 사례: 경기도 ○○청년 스마트팜
- 전력 사용량 최적화: 고효율 LED + 시간제 자동 제어
- 탄소 라벨링 도입: ‘탄소 저감 채소’ 브랜드화
- 연간 감축량: 약 1.3톤 → ESG 기반 투자 유치 성공
- 소비자 신뢰 확보: 마켓 플랫폼에서 판매량 2배 증가
탄소 인증 제도 활용
탄소발자국 인증 | 환경부 | 제품별 배출량 인증 및 라벨 부여 |
저탄소 농산물 인증 | 농림축산식품부 | 농산물 생산 시 배출량 감소 실천 기준 충족 시 부여 |
ESG 경영 보고 | 민간 인증기관 | 지속가능성 보고서 작성 시 탄소 데이터 필수 포함 |
특히 저탄소 농산물 인증은 유통채널 입점, 학교급식 납품 등에서 큰 이점을 제공하며, 인증을 위한 컨설팅 및 지원사업도 존재합니다.
수직농장은 스마트하고 깔끔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탄소가 쌓이고 있을 수 있습니다. 탄소 감축은 대기업만의 일이 아닙니다. 5평짜리 소형 농장도 매달 200kg 이상의 탄소를 줄일 수 있고, 그 실천은 바로 에너지 효율화와 운영 방식 개선에서 시작됩니다. 작은 농장이라도 탄소를 줄이는 농장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면, 그 농장은 더 이상 단순한 작물 생산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도시의 자산이자, 미래를 위한 실천 공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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