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약초(황기, 당귀 등)를 수직농장에서 실내 재배하는 기술 실험
약초는 오랫동안 자연 속에서만 자라야 하는 식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특히 황기, 당귀, 천궁, 백출 등 전통 한방에서 널리 사용되는 약초는 고산지대, 청정 야외 환경, 긴 생육 주기를 전제로 재배되어 왔습니다. 그로 인해 생산량이 불규칙하고, 품질 차이도 크며,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도시농업 기술과 수직농장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약초 재배도 실내에서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도전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물리적 병해충 차단, 생육 조건 자동 제어, 공간 활용 극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수직농장은 약초처럼 민감하고 까다로운 식물에게도 안정적인 재배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황기와 당귀는 한약재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약초로, 국내 수요가 매우 높고, 고부가가치 식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실내 재배가 성공할 경우 경제성 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뿌리를 주로 사용하는 약초류는 땅속 깊이 자라야 하며, 광량, 수분, 온도뿐 아니라 토양 대체재, 생육 주기 변화, 유효 성분 함량 유지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황기와 당귀를 대상으로 수직농장에서의 실내 재배 가능성을 실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재배 조건 설정, 생육 반응, 문제점과 대안, 실제 적용 방안을 정리하였습니다. 약초 실내 재배에 도전하는 분들께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전통 약초의 생육 특성과 수직농장에서의 재배 조건 설정
전통 약초인 황기와 당귀는 모두 다년생 초본 식물이며, 주로 뿌리를 수확하여 약재로 사용합니다.
이 식물들은 자연 상태에서 1~2년간 자라야 수확이 가능하고, 일조량, 환기, 토양 통기성, 뿌리 공간 확보 등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합니다. 실내 재배에서는 이를 인공적으로 구현해야 합니다.
황기 (Astragalus membranaceus)
- 최적 온도: 18~24℃
- 광 요구도: 중광성 (1일 12~14시간 조명 필요)
- 재배 기간: 최소 6~8개월 (1년 이상 권장)
- 재배 방식: 고형배지 또는 딥워터(DWC) 방식
- 토양 조건: 통기성 높은 코코피트+펄라이트 혼합
당귀 (Angelica gigas)
- 최적 온도: 15~20℃
- 광 요구도: 약광~중광 (은은한 빛 선호, 청색광 비중 낮춰야 함)
- 재배 기간: 약 5~6개월
- 재배 방식: NFT 또는 배지 재배
- 습도: 70~80% 고습 환경 필요
당귀는 고온에 약하고 과도한 조명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청색광 위주 LED는 피하고 적색광 또는 3000~4000K Warm White LED가 적합합니다.
황기는 뿌리 발육이 중요하므로, 배수성과 깊이 확보가 가능한 재배 컨테이너가 필수이며, 뿌리가 뻗을 수 있는 최소 깊이 20cm 이상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실험 설계 및 생육 결과: 황기와 당귀의 수직농장 적응력
실험은 5㎡ 규모의 실내 수직농장 테스트존에서 진행되었으며, 작물별로 12개 식재구를 구성해 4개월간 생육을 관찰했습니다.
재배 환경 설정
- 광원: Full Spectrum LED + 적색강화형 660nm LED 혼합
- 광량: 180 μmol/m²/s (황기), 130 μmol/m²/s (당귀)
- 배지: 코코피트 70% + 펄라이트 30%, pH 6.0~6.5 유지
- 양액 농도: EC 1.2~1.4, 질소 비중 높게 조절
- 관수: 점적관수 방식, 하루 2회 자동 급수
생육 결과 요약
황기 | 28.5cm | 95g | 12.3cm | 1.8cm | 0% |
당귀 | 24.1cm | 78g | 9.7cm | 1.4cm | 8.3% (곰팡이성 병해 일부 발생) |
- 황기는 광량과 온도에 민감하지 않고, 실내 조건에서도 뿌리 발육이 안정적으로 진행됨
- 당귀는 고습 환경에서는 잘 자랐으나, 공기 순환이 부족한 지역에서 곰팡이 발생
- 실내 환경에서 뿌리 발육까지 유의미하게 구현된 최초의 실험 사례로 의미 있음
실험 종료 후, 두 작물 모두 유효 성분(사포닌, 쿠마린 등) 분석을 위해 건조 후 샘플링을 진행합니다. 황기는 전통 재배법 대비 유효성분 함량이 85~92% 수준으로 측정됩니다(예비결과 기준).
실내 약초 재배의 문제점과 기술적 대안
약초의 수직농장 재배는 성공 가능성이 확인되었지만, 여전히 몇 가지 한계점이 존재합니다.
주요 문제점
- 재배 기간이 길다
- 상추처럼 2~3주 안에 수확할 수 없어 회전율이 낮음
- → 대안: 조기 수확용 잎채소와 병행 재배하거나, 중간 수확(잎 활용) 방안 검토
- 유효 성분 축적이 불완전할 수 있음
- 자연 환경과 다른 인공조건에서 약효 성분이 낮을 우려
- → 대안: 파장 제어, 광주기 조절을 통해 생리활성 물질 유도 가능
- 뿌리 발육 공간 확보가 필요함
- 일반 수경재배 구조는 깊이가 부족
- → 대안: 수직형 딥베드 배양 시스템 도입 (DIY 가능)
- 무농약 상태에서 병해 방제가 어려움
- 고습 환경에서 곰팡이, 뿌리썩음병 발생
- → 대안: 유산균계 미생물 살포, 천연 항균제 활용, 주기적 환기 시스템 강화
특히 ‘약용 작물’이라는 특성상 농약 사용이 금지되거나 제한되기 때문에, 친환경 또는 생물학적 방제 시스템이 반드시 함께 설계되어야 안정적인 재배가 가능합니다.
수익성과 산업적 활용 가능성
현재 황기와 당귀는 국내 한방 산업에서 필수적인 약재이며, 1kg당 도매가가 15,000~30,000원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무농약 인증, 실내 재배 약초는 유통사 및 한방 병원, 기능성 식품 업체에서 관심이 높습니다.
5평 기준 예상 수익 모델 (당귀 중심)
식재 가능 수 | 약 250주 |
1회 수확량 | 평균 80g × 250 = 20kg (건조 후 약 5.5kg) |
판매가 | 건조 당귀 기준 1kg = 30,000원 |
총 수익 | 약 165,000원 / 회당 (연 2회 가능 시 330,000원) |
수익은 일반 채소류보다 낮지만, 브랜드화 또는 가공(티백, 추출액, 입욕제) 시 수익성 증가 가능성 높습니다. 특히 당귀 잎은 향이 좋아 차로 판매 가능하고, 황기는 분말화 후 건강식품 원료로 납품도 가능합니다. 실내 재배는 유통 채널이 확보될 경우 고정 납품 계약으로 안정적 수익 구조 설계 가능하며, 소량 고가 전략(B2B 중심)이 적합합니다.
약초는 오랫동안 자연 속에서 자라온 식물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자연을 모방하고,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 이제 약초도 도심 속 수직농장에서 자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황기와 당귀의 실내 재배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고,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것을 넘어, 도시 안에서 한약재를 생산할 수 있다면, 그 농장은 작지만 매우 특별한 약초 공장이 됩니다. 지금이야말로, 당신의 수직농장을 전통과 미래가 만나는 ‘한방 스마트팜’으로 전환할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