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농장

수직농장에서 발생하는 빛,열,수분을 재활용하는 에너지 순환 시스템

dreaming-note 2025. 8. 30. 17:21

수직농장(vertical farm)은 도시 속에서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미래형 농업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LED 인공광, 정밀 제어된 수경재배 시스템, 밀폐형 환경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사계절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지만, 운영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량이 높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됩니다. 실제로 제가 처음 소규모 수직농장을 운영했을 때 가장 크게 부담된 부분도 전기요금과 냉난방 비용이었습니다. 작물 생산량은 기대 이상이었지만, 한 달 전력 사용량을 확인했을 때 '이대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직농장에서 발생하는 빛·열·수분을 다시 회수하고 재활용하는 에너지 순환 시스템이 연구·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전력 소비를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농장 내부의 에너지 흐름을 순환 구조로 만들어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잡는 핵심 전략입니다. 저 또한 농장을 운영하며 LED 잔광을 반사해 활용하거나, 제습기로 모은 물을 재활용하는 작은 실험을 해보면서 이 개념의 중요성을 체감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직농장에서 발생하는 빛, 열, 수분을 각각 어떻게 회수·재활용할 수 있는지, 실제 적용된 기술 사례와 제가 직접 경험한 시행착오,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 시스템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빛의 재활용 – 반사, 분산, 잔광 활용

수직농장에서 사용되는 LED는 작물 성장에 최적화된 파장을 제공하지만, 실제로 식물 잎에 흡수되는 광량은 전체의 70% 안팎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반사되거나 열로 전환되어 버려지게 됩니다. 저는 처음 농장을 운영할 때, LED가 직접 닿지 않는 그늘 영역에서 작물 생장이 더디다는 문제를 자주 경험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사판을 설치해 LED 잔광을 재활용했더니, 기존에 음영이 지던 구역에서도 작물이 일정하게 성장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를 더 정교하게 발전시켰습니다. 광 재활용 패널(light recycling panel)이나 미러 필름을 설치해 LED에서 나온 빛을 다시 작물 쪽으로 반사시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광 분산(diffusion) 필름을 사용하면 빛이 고르게 퍼져 작물 간 성장 편차가 줄어듭니다.

더 나아가 일부 실험실에서는 LED의 잔광을 광합성에 필요한 파장대로 변환하는 파장 변환 소재(luminescent material)를 적용해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같은 전력으로 더 많은 광합성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빛 재활용의 가장 큰 장점은, 작물 생장 균일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상추와 바질을 키울 때 반사판을 설치한 구역과 설치하지 않은 구역의 생장 속도 차이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에너지 효율 향상뿐 아니라, 수확 시기도 일정하게 맞출 수 있어 상업적 가치가 큽니다.

 

열의 재활용 – LED, 환기, 냉난방 시스템의 에너지 회수

수직농장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큰 에너지 흐름은 입니다. LED와 전기 장치, 냉난방 시스템에서 상당한 열이 발생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작물 스트레스와 에너지 낭비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제가 농장을 운영할 때 여름철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LED에서 발생하는 열이었습니다. LED는 형광등보다 효율적이지만, 밀폐형 공간에서 수백 개가 동시에 켜져 있으면 상당한 발열이 축적됩니다. 이를 제습기와 냉방기로 억제하다 보니 전기요금이 급증했습니다. 이후 저는 LED 패널 뒷면에 히트 싱크(heat sink)를 설치하고, 열을 수집해 겨울철 난방 보조열로 활용하는 소규모 실험을 했습니다. 난방기 가동 시간이 줄어든 덕분에 겨울철 전기요금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전문적으로는 열 회수 환기(HRV, Heat Recovery Ventilation) 시스템이 대표적입니다. 농장 내부의 더운 공기를 배출하면서 그 열을 회수해 외부 공기 예열에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히트 펌프 시스템을 적용하면 냉방 시 발생하는 폐열을 난방이나 온수 공급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기술은 수경재배 수조의 열 교환 시스템입니다. LED와 장치에서 발생한 열을 수조의 물에 흡수시켜 온도를 조절하고, 필요 시 다른 재배 구역 난방에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대규모 농장에서 이미 적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저의 작은 실험은 단순했지만, 분명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열을 그냥 버리지 않고 순환 구조에 활용했을 때, 체감되는 운영 효율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이는 도시형 수직농장의 경제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수분의 재활용 – 응축수, 배액, 습도 관리

수직농장 운영에서 물은 생명줄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물이 공기 중으로 증발하거나 배액으로 버려집니다. 이를 회수해 재활용하면 운영 효율과 지속 가능성이 크게 개선됩니다.

제가 직접 겪은 흥미로운 경험 중 하나는 제습기였습니다. 장마철에 습도 관리 때문에 제습기를 돌리면, 매일 수 리터의 응축수가 수거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버렸는데, 문득 '이 물을 다시 쓰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시험해봤습니다. 필터와 UV 살균기를 거쳐 영양액 희석용으로 활용했더니, 별다른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성분 분석을 해보니 미네랄이 거의 없는 ‘증류수’에 가까워 추가 보충이 필요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물 사용량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습니다.

전문적인 시스템에서는 수분 응축 회수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냉난방 장치와 제습기에서 발생하는 응축수를 모아 정화 후 농업용수로 재활용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수경재배 시스템의 배액을 여과·멸균해 다시 영양액으로 돌려보내는 폐액 재활용 구조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막여과(Membrane filtration), 역삼투압(RO), 활성탄 흡착 기술이 도입되어 수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물 재활용 구조는 단순히 물 절약뿐 아니라, 양액 비용 절감과 배수 오염 최소화라는 장점을 동시에 가져옵니다. 실제로 저는 물 사용량이 약 25% 이상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회적 의미와 미래 전망

빛·열·수분 재활용 시스템은 단순히 농장의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닙니다. 이는 수직농장이 지속 가능한 미래 농업 모델로 자리 잡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합니다.

첫째, 환경적 가치입니다. 에너지와 물을 회수해 재활용하면 탄소 배출을 줄이고, 도시의 물·에너지 소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후 위기 대응에도 직접적인 기여를 합니다.

둘째, 경제적 가치입니다. 초기에는 설비 투자 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요금·수도요금 절감 효과가 크며, 농장의 운영 단가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소규모 농장에서도 LED 잔광 활용과 응축수 재활용만으로도 한 달 운영 비용을 10~15%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사회적 가치입니다. 이러한 순환 구조는 도시 주민들에게 ‘지속 가능성’을 직접 보여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 농장에 방문한 이웃들이 '버려질 줄 알았던 빛과 물을 다시 쓰는구나'라며 놀라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농장이 단순한 생산 공간을 넘어 환경 교육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넷째, 미래 확장성입니다. 앞으로 도시 단위의 스마트 그리드와 결합한다면, 수직농장은 단순히 식량을 생산하는 공간이 아니라, 도시 에너지·물 관리 시스템의 일부로 통합될 수 있습니다. 열과 수분을 회수해 지역 냉난방망이나 수도 시스템과 연계하는 사례가 곧 등장할 것입니다.

결국, 수직농장에서 발생하는 빛·열·수분을 재활용하는 에너지 순환 시스템은 지속 가능한 도시 농업을 넘어, 미래 도시 인프라의 중요한 축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제가 작은 규모에서 경험한 소소한 실험들이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앞으로 더 많은 농장에서 이 개념을 확장해 나간다면, 우리는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