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농장

기후 난민 수용소 내 식량 자급을 위한 소형 수직농장 프로토타입

dreaming-note 2025. 9. 6. 11:55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기 중 하나는 기후 난민(climate refugee) 문제입니다. 해수면 상승, 사막화, 폭우·폭염 같은 극단적 기상현상은 기존의 거주지를 파괴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새로운 땅으로 이동하게 만듭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최대 2억 명 이상이 기후 난민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러한 난민 수용소에서는 주거와 보건 문제뿐 아니라, 식량 공급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릅니다. 기존 구호 방식은 가공식품이나 외부에서 운송된 곡물 위주지만, 이는 장기적이지 못하며 영양 불균형을 초래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 중 하나가 바로 소형 수직농장 프로토타입입니다. 수직농장은 토양 없이도 물과 빛만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고, 소규모 모듈 형태로 제작하면 난민 수용소 안에서도 직접 식량 자급이 가능합니다. 특히 잎채소, 허브, 일부 과채류는 몇 주 안에 수확할 수 있어, 난민들에게 신선한 영양소를 공급하고 심리적 안정을 주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기후 난민 수용소 식량 자급 소형 수직농장

 

저는 몇 해 전 기후 난민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국제 NGO 프로젝트에 자원 연구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요르단 난민 캠프에서 소형 수경재배 키트를 활용한 시범 사업을 진행했는데, 주민들이 직접 물을 주고 채소를 키우는 과정에서 엄청난 만족감을 보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작은 상추 몇 장이었지만, 아이들이 웃으며 나눠 먹는 모습은 그 어떤 구호 물자보다 값진 장면이었습니다. 이 경험은 소형 수직농장이 단순한 기술적 실험이 아니라 인도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기후 난민 수용소에서 식량 자급이 필요한 이유

난민 수용소에서 가장 큰 문제는 외부 의존성입니다. 모든 식량이 외부에서 조달되다 보니, 물류 차질이나 국제 정세 변화가 생기면 즉시 공급 불안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기후 난민은 수년간 특정 지역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단기 구호식량만으로는 삶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수직농장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영양 균형: 난민 구호식품은 대개 곡물과 통조림 위주라서 신선 채소 섭취가 부족합니다. 비타민, 미네랄 결핍은 아이들과 노약자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줍니다.
  2. 심리적 치유: 난민들은 상실감과 불안감을 크게 느낍니다. 직접 작물을 가꾸고 수확하는 행위는 공동체 회복과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을 줍니다.
  3. 자립성 강화: 외부 지원만 받는 구조에서 벗어나, 스스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경험은 자립심과 존엄성을 회복시켜 줍니다.

제가 요르단 난민 캠프에서 봤던 장면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어느 아버지는 “처음으로 내 손으로 키운 채소를 아이들에게 먹인다”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순간 저는 식량 자급이 단순히 영양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엄성 회복의 문제라는 사실을 깊이 느꼈습니다.

 

소형 수직농장 프로토타입의 기술적 설계

난민 수용소는 전기·물·공간 모두 부족하기 때문에, 수직농장은 반드시 저자원·저비용·모듈형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1) 구조 설계

  • 모듈형 랙 시스템: 컨테이너나 간이 천막 내부에 설치 가능한 조립식 구조.
  • 경량 재질: 알루미늄, PVC 파이프,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운반·조립 가능.
  • 소형 크기: 1㎡ 단위 농장에서도 상추, 바질 등 잎채소 20~30포기 재배 가능.

(2) 에너지 설계

  • 태양광 패널 + 보조 배터리: 전력망이 없는 난민 캠프에서도 최소한의 조명을 유지.
  • 저전력 LED: 청색·적색 LED를 최적화해 작물 생장과 에너지 절약을 동시에 달성.
  • 수동·자동 겸용: 전력 부족 시에는 일부 구간을 수동 관리로 전환 가능.

(3) 물 관리 설계

  • 순환식 수경재배: NFT(Nutrient Film Technique)나 DWC(Deep Water Culture) 방식으로 물 사용량 최소화.
  • 빗물 재활용: 빗물 수집·간이 필터를 통해 영양액 원수로 활용.
  • 저비용 정화: 모래·활성탄 필터, 간이 UV 살균으로 수질 유지.

(4) 재배 작물

  • 단기 수확 채소: 상추, 청경채, 시금치 → 3~4주 내 수확 가능.
  • 허브: 바질, 민트, 고수 → 향과 맛 제공, 심리적 만족도 높음.
  • 소형 과채류: 방울토마토, 고추 → 관리 난이도 높지만 장기적 자급 가능.

제가 참여했던 프로젝트에서는 상추와 바질을 주요 작물로 선택했습니다. 이유는 짧은 수확 주기와 높은 선호도였습니다. 실제로 난민 아이들은 빵과 함께 신선한 상추를 먹는 것을 매우 좋아했고, 바질 향을 맡으며 “집에서 먹던 음식 같다”고 말하는 장면은 잊을 수 없었습니다.

 

운영 경험과 도전 과제

소형 수직농장은 분명 유용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첫째, 전력 불안정입니다. 태양광 패널은 낮에는 충분했지만, 흐린 날이나 겨울철에는 부족했습니다. 일부 구간은 LED를 꺼두어 작물 성장 속도가 달라지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반사판을 설치해 빛을 최대한 활용했고, LED 스케줄을 조정해 문제를 완화했습니다.

둘째, 기술 장벽입니다. 주민들이 처음에는 펌프, 영양액 관리 방법을 어려워했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교육과 시범 운영을 거치자 곧 익숙해졌고, 아이들이 부모보다 빨리 농장 운영에 적응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셋째, 생산량 한계입니다. 소형 프로토타입은 수십 명을 먹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를 **“영양 보충제 역할”**로 정의했습니다. 즉, 주식은 외부 지원 식량이지만, 수직농장은 신선한 채소와 허브를 제공하는 보조적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넷째, 심리적 장벽입니다. 일부 주민은 “이런 인공적인 농장이 안전한가?”라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직접 키우고 먹어본 뒤에는 오히려 “이건 우리가 만든 것이다”라는 자부심을 보였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소형 수직농장은 단순히 음식 제공이 아니라 교육과 공동체 형성의 매개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농장에서 물을 주며 웃는 모습은 난민 캠프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사회적 의미와 미래 전망

소형 수직농장 프로토타입은 기후 난민 문제에 있어 단순한 ‘농업 기술’이 아니라, 인도적 솔루션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식량 안보 차원에서, 소형 농장은 난민 수용소의 외부 의존성을 줄이고 최소한의 자급 능력을 보장합니다. 이는 국제 구호 단체의 부담을 줄이고, 장기 거주 난민의 영양 불균형을 완화합니다.

둘째, 심리·사회적 효과입니다. 난민들이 직접 작물을 키우며 삶의 통제감을 되찾고, 공동체 활동을 통해 상실감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저는 직접 이 과정을 보면서 “농업은 단순한 먹거리 생산을 넘어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셋째, 기술적 확장성입니다. 현재는 소형 프로토타입에 불과하지만, 향후 모듈을 병렬 연결해 중형·대형 농장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태양광·풍력 하이브리드, 폐수 재활용,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 추적 같은 첨단 기술과 결합할 수 있습니다.

넷째, 미래 사회 모델입니다. 기후 난민 수용소는 인류가 미래에 맞닥뜨릴 위기의 축소판입니다. 그 속에서 소형 수직농장은 미래 도시, 극지 기지, 우주 거주지 등에서도 활용 가능한 보편적 모델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결국, 소형 수직농장은 단순히 난민을 위한 응급 조치가 아니라, 인류가 기후 위기에 대응해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생존 기술입니다. 제가 직접 본 아이들의 환한 웃음은 그 가능성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