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농장

발효 산업과 결합한 수직농장 – 콤부차, 발효음료 원료 재배 사례

dreaming-note 2025. 9. 7. 09:08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효 음료 산업, 특히 콤부차(Kombucha)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콤부차는 홍차나 녹차를 발효시켜 만든 음료로, 장 건강 개선, 항산화 효과, 해독 작용 등이 알려지면서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각광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콤부차 시장 규모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유럽·미국·아시아 곳곳에서 수제 콤부차 브랜드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콤부차와 같은 발효 음료 산업의 핵심은 원료 공급 안정성입니다. 홍차, 녹차, 허브, 과일 등은 기후 변화에 따라 품질과 수확량이 크게 좌우됩니다. 특히 최근 기후 위기로 인해 녹차·홍차 산지가 태풍과 폭염 피해를 입으면서, 원료 가격 변동과 품질 편차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주목받는 새로운 해법이 바로 수직농장(vertical farm)입니다.

  수직농장은 빛, 온도, 습도, 영양액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기후와 관계없이 일정한 품질의 원료를 연중 생산할 수 있습니다. 특히 허브(레몬밤, 민트, 카모마일), 꽃잎(히비스커스), 과일성 채소(베리류)는 콤부차와 발효 음료 제조에서 중요한 원료로 활용됩니다. 제가 직접 소규모 수직농장에서 레몬밤과 민트를 재배해 콤부차 원료로 활용해본 경험이 있는데, 향과 맛이 기존 수입 허브보다 더 강렬하고 신선했습니다. 이는 발효 산업과 수직농장이 결합할 때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발효 음료 산업과 수직농장의 접점, 소재 재배 기술, 실제 운영 경험과 과제, 그리고 미래 전망을 단계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발효 산업과 수직농장의 접점 – 원료 확보의 안정성

발효 산업은 원료 농산물의 품질과 일관성에 크게 의존합니다. 예를 들어, 콤부차는 기본적으로 홍차·녹차가 필요하지만, 최근에는 허브·과일·꽃잎을 블렌딩해 다양한 맛과 기능성을 강화하는 방식이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원료가 기후·토양·수입 환경에 따라 품질 편차가 심하다는 점입니다.

수직농장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연중 안정 생산: 외부 기후와 무관하게 동일한 품질의 허브와 과일을 생산.
  • 품질 제어: 광질(파장)과 영양액 조성을 조절해 특정 성분(향기 성분, 항산화 물질 등)을 강화.
  • 지역 내 자급: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로컬 브랜드가 자체 원료를 확보 가능.

예를 들어, 레몬밤은 ‘진정 효과’와 ‘항산화 성분’으로 콤부차에 자주 사용됩니다. 하지만 노지에서 재배하면 계절별 성분 함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반면 수직농장에서는 LED 청색광 비율을 높이고 칼륨 공급을 늘리면 향 성분(시트랄, 리날룰)의 함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제가 직접 운영했던 실험에서는 수직농장에서 재배한 민트가 수입 건조 민트보다 멘톨 향이 훨씬 강했고, 이를 콤부차 발효 과정에 넣었을 때 훨씬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났습니다. 발효 전문가와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봤을 때, 70% 이상의 참가자가 '수직농장 원료가 더 향과 맛이 풍부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수직농장은 단순히 원료 공급 안정성을 넘어 제품 차별화 요소로까지 작용할 수 있습니다.

 

소형 수직농장에서의 허브·꽃잎·과일 재배 기술

발효 음료용 원료를 수직농장에서 재배할 때는 일반 채소 재배와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수확량보다 향기 성분·기능성 물질 함량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1) 허브 재배

  • 민트류(스피어민트, 페퍼민트): 청색광 30% 이상 조합 시 멘톨 성분 증가. 영양액의 질소 공급을 낮추면 향기 성분 농도가 높아짐.
  • 레몬밤: 스트레스 환경(적당한 고온·저수분)에서 향 성분 함량 증가.
  • 카모마일: 개화 유도 조명을 활용해야 하며, 수확 시점에 따라 향과 기능성이 달라짐.

(2) 꽃잎 재배

  • 히비스커스: 고온·다습 환경에 강하며, 수직농장에서 연중 재배 가능. 안토시아닌 함량이 발효 시 산뜻한 붉은 색을 유지시켜줌.
  • 라벤더: 건조한 환경에서 향 성분 극대화. 발효 음료의 진정 효과와 향미에 기여.

(3) 베리류

  • 딸기, 블루베리: 수직농장 내에서 고난도지만, 소형 모듈 기반 시험이 이미 진행 중. 발효 음료에 신선한 산미와 당도를 부여.

제가 참여한 파일럿 프로젝트에서는 레몬밤·히비스커스·민트를 주력으로 재배했습니다. 수확 후 곧바로 소규모 발효 장비에 넣어 콤부차를 만들어봤는데, 기존 건조 원료를 사용했을 때보다 발효 향과 색감이 훨씬 생생했습니다. 무엇보다 지역 내에서 즉시 재배·즉시 가공이 가능해, ‘팜 투 발효(Farm-to-Ferment)’ 모델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발효 산업 수직농장 – 콤부차,발효음료

 

운영 경험과 도전 과제

발효 산업과 결합한 수직농장은 분명 가능성이 크지만, 운영 과정에서는 여러 과제가 있습니다.

첫째, 생산 단가입니다. 수직농장 원료는 노지 재배 대비 단가가 높습니다. 하지만 발효 음료 산업은 원가보다 프리미엄 이미지와 품질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고급 시장을 타겟으로 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수직농장 원료로 만든 소규모 콤부차를 플리마켓에서 판매했을 때, 일반 제품보다 20% 비싸게 책정했음에도 빠르게 매진되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도심 수직농장에서 재배한 신선 허브’라는 스토리텔링에 큰 가치를 두었습니다.

둘째, 지속 생산의 기술적 난관입니다. 허브류는 상대적으로 쉽지만, 베리류나 꽃잎 작물은 환경 민감도가 높아 관리가 어렵습니다. 제가 히비스커스를 처음 키웠을 때, 초기에는 개화율이 낮아 발효 원료로 쓰기에 부족했는데, 이후 LED 스펙트럼을 조정하면서 안정적인 개화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인식 문제입니다. 일부 소비자는 ‘인공 환경에서 자란 원료가 과연 자연스러운 맛을 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블라인드 테스트와 시음회를 통해 직접 맛본 후에는 오히려 '향과 맛이 더 진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결국 체험과 교육을 통해 인식을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넷째, 규모화의 어려움입니다. 소형 프로토타입은 성공적이었지만, 상업적으로 대량 생산하려면 컨테이너형 혹은 공장형 수직농장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발효 시장의 안정적 원료 공급망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의미와 미래 전망

발효 산업과 수직농장의 결합은 단순히 새로운 농업 실험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식품 산업의 미래를 열어줍니다.

첫째, 식품 안전성 강화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차·허브 원료의 공급이 불안정해질수록, 수직농장은 안정적인 로컬 원료 생산 기지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발효 산업의 리스크를 줄여줍니다.

둘째, 지역 경제 활성화입니다. 도심 수직농장에서 재배된 허브와 꽃잎은 즉시 가공되어 지역 발효 브랜드로 판매될 수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일자리와 로컬 브랜드 창출로 이어집니다.

셋째, 건강 기능성 확대입니다. 수직농장은 특정 성분(항산화 물질, 향기 성분)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음료를 넘어 기능성 발효 식품 개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안토시아닌이 강화된 히비스커스 콤부차, 멘톨 성분이 극대화된 민트 발효 음료 등입니다.

넷째,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호입니다. 수직농장은 물과 토지를 최소화해 생산하기 때문에, 환경 부담을 줄입니다. 발효 산업이 친환경 원료를 확보함으로써, ESG 트렌드와도 부합합니다.

제가 경험한 작은 실험은 시작에 불과했지만, 가능성은 분명했습니다. ‘발효 산업’이라는 성장 시장과 ‘수직농장’이라는 미래 농업 기술이 만날 때, 우리는 지속 가능하면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식품 생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언젠가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도심 수직농장 원료로 만든 콤부차'가 세계적으로 표준이 될지도 모릅니다.